캐나다에 영주권자나 유학·워크퍼밋 신분으로 자리 잡은 한국인이라면 "부모님을 모셔 올 수 있을까", "결혼식에 친구를 초대해도 될까" 같은 질문을 한 번쯤 받아 봅니다. 캐나다에 방문비자(TRV, Temporary Resident Visa) 로 들어오려는 가족·지인은 대부분 한국 여권 소지자이므로 TRV 또는 사안에 따라 eTA가 필요하며, 신청 과정에서 자주 요구되는 보조 서류가 바로 초청장(Letter of Invitation) 입니다. 초청장은 법적 의무 서류가 아니지만, 비자 심사관(officer)이 신청자의 입국 목적·체류 계획·귀국 의사를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1. 초청장은 언제 필요하고, 언제 필요 없나
IRCC 지침상 TRV 신청 시 초청장은 필수 제출 서류가 아닙니다. 즉, 초청장이 없어도 접수와 심사는 진행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초청장이 사실상 꼭 필요합니다.
- 캐나다 거주 가족·친지의 집에 체류하거나 재정 지원을 받을 때
- 결혼식, 돌잔치, 장례, 졸업식 등 구체적인 가족 행사에 참석할 때
- 학회·세미나·단기 교육 참석 등 공식 초청이 바탕이 된 방문일 때
반대로 단독으로 호텔을 예약해 관광만 다니는 일정이라면, 초청장보다 호텔 예약 확인서·여행 일정표·재정 증빙이 더 설득력 있는 자료가 됩니다. 초청장을 억지로 끼워 넣는 것보다, 방문 목적에 맞는 자료를 중심으로 패키지를 구성하는 편이 심사에 유리합니다.
2. 초청장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
IRCC는 공식 양식을 지정하지 않지만, 심사관이 판단에 쓸 수 있도록 아래 항목을 빠짐없이 담는 것이 표준입니다.
- 초청인(Host) 정보: 성명, 생년월일, 캐나다 체류 신분(시민권/영주권/워크퍼밋/스터디퍼밋), 캐나다 주소, 연락처, 직업·직장명
- 피초청인(Visitor) 정보: 성명, 생년월일, 여권번호, 한국 주소, 초청인과의 관계
- 방문 목적: 가족 상봉, 특정 행사 참석, 공동 여행 등 구체적 사유
- 체류 기간: 예상 입·출국일과 전체 체류일수
- 체류 장소: 초청인의 집인지, 별도 숙소인지
- 재정 지원 여부: 피초청인의 체류 비용(항공권, 생활비, 의료비 등)을 초청인이 지원할 것인지, 피초청인이 자부담할 것인지
- 초청인 서명과 작성일
여기에 초청인 재정 능력 입증 자료(최근 3개월 급여명세서, Notice of Assessment, 은행 잔고 증명, 고용 확인서 등)와 초청인의 신분 증빙(시민권증·PR카드·워크퍼밋 사본)을 함께 첨부하면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3. 공증(Notarization)은 꼭 받아야 할까
흔히 "초청장은 공증을 받아야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IRCC는 공증을 의무 요건으로 명시하지 않습니다. 공증은 심사관에게 "작성자가 본인임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신뢰 신호를 더해 줄 뿐이며, 공증 없이 서명과 신분증 사본만으로 제출해도 접수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고액 재정 지원을 선언하거나, 피초청인의 체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을 때는 공증을 추가하는 쪽이 심사 리스크를 줄여 줍니다. 캐나다 공증사(notary public)의 비용과 소요 시간은 지역마다 차이가 큽니다.
4. Super Visa 초청장과 혼동하지 말기
부모·조부모를 장기(최대 체류 1회 수년 단위) 방문시키는 Super Visa는 일반 TRV와 다른 트랙입니다. Super Visa는 초청인의 최저 소득 요건(LICO), 민간 의료보험 가입, 초청장과 재정 지원 서약이 명시적으로 요구되므로, 일반 TRV용 초청장을 그대로 복사해 쓰면 서류 미비로 거절될 수 있습니다. Super Visa를 염두에 둔 초청이라면 반드시 Super Visa 전용 체크리스트를 따로 확인하세요.
5. 자주 하는 실수와 거절 사유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실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방문 목적이 모호: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대신 "2026년 ○월 ○일 ○○대학교 졸업식 참석"처럼 검증 가능한 사유로 적습니다.
- 체류 기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모호: 심사관이 귀국 의사(ties to home country) 를 의심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비행기 티켓 왕복 예약 또는 예약 가능 일정을 명시하세요.
- 초청인의 신분 불확실: 초청인이 워크퍼밋·스터디퍼밋이라면 잔여 유효 기간이 피초청인의 체류 기간을 충분히 커버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 재정 지원과 자부담이 뒤섞임: 비용 분담 구조를 명확히 명시해야 하며, 자부담이라면 피초청인의 은행 잔고와 소득 서류를 별도로 제출합니다.
- 한국어 전용 초청장: IRCC 제출 서류는 영어 또는 프랑스어가 원칙입니다. 한국어로 쓰인 서류는 공인 번역이 필요합니다.
6. 마무리 — 초청장은 서류 패키지의 일부일 뿐
초청장은 비자 승인을 보장하는 마법의 서류가 아닙니다. 심사관은 피초청인 본인의 자산·가족·직업적 유대를 함께 봅니다. 초청장은 "왜 이 사람이 캐나다에 오는가"를 설명하는 스토리의 중심축이며, 재정 증빙·귀국 의사 입증·여행 일정이 그 축을 떠받칩니다. 서류 하나하나가 아니라 전체 패키지의 일관성이 TRV 심사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