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실수 중 하나가 가족 구성원 미신고다. 한국 신청자 사이에서는 "당장 같이 안 가니 굳이 서류에 넣을 필요가 없다"거나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이라 애매하다"는 이유로 배우자나 자녀를 신고 대상에서 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이민난민보호규정(IRPR) 117조 (9)항 (d)호는 이런 결정을 평생 되돌릴 수 없는 스폰서 제한으로 바꿔놓는다. 이 글은 해당 조항의 구조, 실제 적용 방식, 예외적으로 열린 완화 조치를 정리한 것이다.
1. "제외 가족(Excluded Family Member)"이란 무엇인가
IRPR 117(9)(d)는 가족 초청(Family Class) 대상에서 특정 가족을 원천 배제한다. 요지는 이렇다. 스폰서가 과거 본인의 영주권을 취득할 당시, 심사관에게 그 가족의 존재를 신고(examination) 하지 않았고 그 가족이 심사받지도 않았다면, 훗날 스폰서가 되어도 그 사람은 가족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항의 목적은 "가족 관계 은닉을 통한 이민 남용" 방지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선의의 실수로 누락한 경우까지 포함해 광범위하게 작동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족은 배우자·사실혼 파트너·미성년 자녀 등 이민법상 "family member"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며, 초청 시점의 관계가 아니라 영주권 신청·랜딩 시점의 관계가 기준이 된다.
2.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가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유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랜딩 직전 결혼했지만 알리지 않은 경우. Express Entry ITA 이후 배우자가 생겼는데 CoPR을 받고 입국하기까지 IRCC에 신고하지 않으면, 그 배우자는 사실상 117(9)(d)에 걸린다.
② 자녀의 존재를 몰랐거나 알리지 않은 경우. 신청자가 자녀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되었더라도, 서류상 신고와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로 제외 대상이 될 수 있다.
③ 별거·이혼 절차 중이라 배우자를 뺀 경우. "이혼할 예정이니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누락하면, 이후 관계가 회복되었을 때 초청 자체가 막힌다.
④ 이전 결혼의 자녀를 부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락한 경우. 부양 여부와 상관없이 미성년 자녀는 신고·심사 대상이다.
3. 왜 이 조항이 무거운가
첫째, 평생 유효하다. 시간이 흐른다고 자동 해소되지 않는다.
둘째, 가족 초청뿐 아니라 다른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스폰서가 나중에 인도주의·연민 사유(Humanitarian and Compassionate) 신청을 하더라도, 이 조항이 걸린 가족은 여전히 어려운 벽에 부딪힌다.
셋째, 미신고 사실 자체가 허위진술(Misrepresentation, IRPA 40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스폰서 본인의 영주권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4. 완화·예외적 접근
IRCC는 과거 몇 차례 일시적 공공정책(Temporary Public Policy) 을 통해 117(9)(d)에 걸린 배우자·자녀에 대한 초청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런 조치는 시기와 조건이 매번 달라 일반 규정으로 삼기 어렵고, 개별 사안에서 활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검토되는 경로는 인도주의·연민 사유(H&C) 심사이며, 자녀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 of the child) 이 핵심 논거로 자주 쓰인다. 다만 승인 여부는 재량 사항이고, 진정성 있는 사유·증거·시간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5. 예방이 유일한 해법
이미 걸린 사안을 되돌리는 방법은 제한적이지만, 예방은 확실하다.
- 영주권 신청 서류(IMM 0008, Schedule A 등)와 관계된 모든 가족 구성원을 동반 여부와 무관하게 전부 기재한다. 캐나다 이민법은 "non-accompanying" 가족도 심사 대상에 포함한다.
- 신청 이후 결혼·출산·자녀 인지(認知) 등 가족 관계에 변동이 생기면 랜딩 전에 반드시 IRCC에 서면 통지한다.
- 이혼·별거 중이라도 법적 관계가 해소되기 전이라면 신고 자체는 유지하고, 관계의 성격을 정확히 설명한다.
요약
IRPR 117(9)(d)는 "지금 함께 가지 않는 가족"을 아무렇지 않게 뺐다가 평생 그 가족을 초청할 수 없게 되는 조항이다. 캐나다 이민 심사는 신고와 심사(examination)를 절차적으로 매우 무겁게 다루며, 예외는 있으나 예측 가능한 안전망이라고 보기 어렵다. 개별 사안이 애매하다면 서류 제출 전에 반드시 자격 있는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