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신청에서 가장 무거운 처분 중 하나가 **허위진술(Misrepresentation)**이다. 단순히 서류 한 장 잘못 낸 것이 아니라, 심사관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누락했을 때 적용된다. 이 판정을 받으면 해당 신청이 거절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원칙적으로 5년간 캐나다 재입국·신청이 금지되며 영주권자라면 지위 상실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만큼 파장이 큰 조항이지만, 정확한 요건과 대응 절차를 아는 신청자는 많지 않다.
IRPA 제40조가 규정하는 허위진술의 범위
캐나다 이민난민보호법(IRPA) 제40조는 직·간접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misrepresenting) 중요한 사실을 은폐(withholding)하여 IRPA 집행에 오류를 유발하거나 유발할 수 있는 경우를 허위진술로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두 가지다. 첫째, "material(중요한)" — 심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여야 한다. 둘째, "could induce(유발할 수 있는)" — 실제로 심사관이 속았는지가 아니라, 속을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본다. 즉 심사관이 알아채고 걸러냈더라도 허위진술 판정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또 하나 자주 오해되는 부분은 고의성이다. 제40조는 신청자의 의도를 요건으로 명시하지 않는다. "몰라서 실수했다"거나 "대리인이 잘못 작성했다"는 항변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다. 다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 — 신청자가 합리적으로 알 수 없었던 정보이거나, 오류가 신청자 통제 밖의 영역에서 발생한 경우 — 에 한해 "innocent misrepresentation" 항변이 좁게 인정된 사례가 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사례
한국인 신청자에게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유형은 다음과 같다.
학력·경력 서류의 각색. 재직 기간을 실제보다 길게 적거나, 담당하지 않은 업무를 경력증명서에 넣거나, 미완료 학위를 완료로 표기하는 경우다. Express Entry의 CRS 점수나 NOC 분류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매우 중요한 허위진술로 취급된다.
과거 비자 거절·범죄 이력의 누락. 신청서에는 대부분 "과거 어느 국가에서든 비자·입국이 거절된 적이 있는가", "체포·기소·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가"를 묻는 항목이 있다. 미국 ESTA 거절, 한국 즉결심판·기소유예까지도 신고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어, 사소해 보인다고 빠뜨리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
혼인·동거 관계의 왜곡. 위장결혼은 물론이고, 사실혼(common-law) 관계를 숨기거나 별거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부양가족(dependent)을 누락하면 향후 그 가족이 스폰서 대상에서 제외되는 "제외된 가족(excluded family member)"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리인이 초래한 오류. RCIC 등록번호 없는 무자격 컨설턴트에게 맡겨 서류가 부풀려진 경우에도, 최종 책임은 신청서에 서명한 본인에게 돌아간다. 대리인 탓이라는 항변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5년 금지 기간과 그 이후
허위진술 판정이 확정되면 IRPA 제40조에 따라 최소 5년간 캐나다 입국이 불가능한 입국불허(inadmissible) 상태가 된다. 이 기간에는 임시비자, 학업허가, 취업허가, 영주권 신청 모두 접수할 수 없다. 다만 5년이 자동으로 리셋되는 것은 아니고, 최종 결정 시점(또는 캐나다 출국 시점)에서 기산되며, 그 사이에 새로운 허위진술이 있으면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영주권자가 허위진술로 지위를 잃으면 이민상소부(IAD) 상소나 이민심판부(ID) 심리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친다. 시민권 신청 중 허위진술이 발견되면 시민권 취소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
절차적 공정성 서한(PFL)이 왔을 때
허위진술이 의심되면 IRCC는 즉시 거절하지 않고, 통상 **절차적 공정성 서한(Procedural Fairness Letter, PFL)**을 발송해 신청자에게 해명 기회를 준다. PFL에는 우려되는 사실관계와 답변 기한(보통 7~30일)이 명시된다. 이 단계가 사실상 마지막 방어선이다.
대응의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정직하고 구체적인 해명. 왜 그 정보가 신청서에 잘못 기재되었는지, 실제 사실관계는 어떠한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뒷받침 증거를 첨부한다. 둘째,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자격 있는 이민변호사 또는 RCIC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감정적 사과나 선처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PFL 답변에도 불구하고 허위진술 판정으로 거절되면 남는 선택지는 연방법원 사법심사(Judicial Review) 신청이다. 이는 결정의 재량 판단이 아니라 절차적 위법성이나 명백한 사실오인을 다투는 절차이며, 결정 통지일로부터 짧은 기한(국내 15일, 국외 60일) 내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자가 실제로 지켜야 할 원칙
허위진술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칙적으로 단순하다. 모르는 항목은 지어내지 말고, 대리인이 대신 작성한 서류라도 서명 전에 본인이 한 줄씩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예/아니오"로 답하는 신고 항목(과거 거절, 범죄, 이전 신청 이력 등)은 조금이라도 애매하면 "예"로 답하고 상세 설명을 첨부하는 편이 안전하다. 신고했지만 사소한 사안은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 누락은 그 자체로 허위진술의 씨앗이 된다.
요약
허위진술 판정은 고의성과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고, 최소 5년 재입국 금지라는 무거운 결과를 낳는다. 서류를 부풀리기보다 있는 그대로 제출하고, PFL을 받으면 즉시 전문가와 함께 사실관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